호주를 대표하는 헤비메탈 밴드 AC/DC가 창단 50주년을 맞아 19장의 모든 앨범을 강렬한 금색을 입힌 바이닐 음반으로 재발배했다. 3월 15일에 초반 아홉 장의 음반을 먼저 발매했으며, 추후에 나머지 10장 모두 낸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들은 비지스(Bee Gees)와 함께 호주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밴드로, 이제까지 약 2억 장 이상 음반을 판매한 바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이주한 영(Young) 형제들을 중심으로 1973년에 창단하였고, 50년이 흐른 지금도 일부 사망하거나 은퇴한 멤버들을 제외하고 70대에 접어든 오리지널 멤버들 중심으로 여전히 공연에 나서고 있다. 50년의 긴 세월동안 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대표곡들과 함께 간추려 보았다.
티셔츠 브랜드 AC/DC
AC/DC는 영어로 ‘Alternating Current/Direct Current’의 약자로, 교류와 직류 모두 가능한 전기 제품에 쓰이는 전문 용어다. 1973년 멤버들을 구성하여 밴드 이름을 정할 무렵에, 주축이던 영(Young) 형제의 여동생이 작업하던 재봉틀 뒷면 스티커에서 발견하고는 그 단어를 중얼거렸는데, 이를 들은 멤버들이 모두 동의하면서 얼떨결에 밴드의 이름으로 정해졌다. 밴드의 인기가 오르면서 제품 머천다이징도 활발하게 하였는데, 밴드의 로고가 찍힌 티셔츠가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지금도 그들의 밴드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가 전 세계에서 팔리고 있어, 요즘 세대는 AC/DC가 밴드 이름이 아니라 패션 브랜드라고 착각하기도 할 정도다.
초등학생 복장을 한 단신의 밴드
이들의 인기의 핵심에는 단연 초등학생 복장의 기타리스트 앵거스 영(Angus Young)이 있다. 그는 반바지와 야구 모자의 스쿨룩 패션에다 백팩을 울러 맨 초등학생 차림으로 스테이지 곳곳을 누비며 헤드뱅잉과 폭발적인 연주를 선보였다. AC/DC/의 폭발적인 사운드와는 달리 멤버들 모두가 단신으로, 앵거스 영이 157 센티미터, 그의 형인 말콤 영은 160 센티미터, 나머지 밴드 멤버들도 170 센티미터를 넘지 못하였다. 이들은 학생 복장으로 다른 헤비메탈 밴드처럼 마약, 술, 성관계 등을 노래하여 악동 밴드의 상징으로 불리곤 했다.
본 스코트, 그리고 말콤 영의 사망
본 스코트(Bon Scott) 역시 영 형제들처럼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호주로 이민간 가정 출신으로, AC/DC의 초창기 일곱 장의 앨범에서 보컬을 맡았다. 하지만 미국으로 보폭을 넓힌 일곱 번째 앨범 <Highway to Hell>(1979)의 성공 후, 런던에서 친구들과 과음을 한 후 다음 날 차안에서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하였다. 밴드는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밴드 해체를 고려할 정도로 심각했으나, 후임 보컬리스트 브라이언 존슨을 받아들여 여덟 번째 <Back in Black>을 성공시키면서 회생하였다. 장기간 순항하던 밴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던 말콤 영은 치매 진단을 받고 2014년 은퇴를 선언하였다. 그는 연주 중에 주요한 악보를 자주 잊어 먹으면서 자신이 치매 중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로부터 3년 후 6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면서 밴드는 다시 위기를 맞았다.
다시 뭉친 원년 밴드
한동안 활동을 중단한 멤버들이 2018년 캐나다 뱅쿠버의 레코딩 스튜디오 부근에서 자주 목격되었다. 앵거스 영(기타), 브라이언 존슨(보컬), 클리프 윌리엄스(베이스), 필 루드(드럼) 그리고 앵거스 영의 조카 스티비 영(리듬 기타)이 다시 모인 것이다. 이들은 SNS 사이트를 다시 열고 새 노래 ‘Shot in the Dark’과 함께 6년 만에 열일곱 번째 앨범 <Power Up>(2020)을 내면서 공식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여기에 수록한 곡은 모두 사망한 말콤 영 이름이 앵거스 영과 함께 올라와 고인을 추모하는 유작이 되었다. 이 앨범은 빌보드 200의 톱에 올랐으며 140만 장이 팔려 성공적인 재결합 앨범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