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여성 재즈 드러머 테리 린 캐링턴은 앨범 <The Mosaic Project>(2011) 작업을 위해 여성으로만 구성된 가수와 뮤지션을 스튜디오로 초청했다. 이 앨범은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빌보드 컨템포러리 재즈 차트 2위에 올랐고 그 해 그래미를 수상했다. 이 때 함께 만났던 인연을 계속 이어 당대 최고의 여성 뮤지션으로 인정받는 게리 알렌(피아노), 테리 린 캐링턴(드럼), 에스페란자 스폴딩(베이스) 세 사람이 트리오를 구성하여 함께 공연에 나섰다. 언론은 세 사람의 이니셜을 활용해 ACS Trio라 부르기도 했다. 트리오는 2013년 프랑스의 JIM(재즈 인 마르시악) 페스티벌의 무대에 올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게리 알렌이 투병 생활 끝에 2017년에 암으로 생을 마감하여, 이제 세 사람이 함께 연주하는 모습은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게리 알렌(Geri Allen)
일곱 살에 피아노를 시작한 그는 도널드 버드, 케니 배런에게 사사하고, 오넷 콜맨과 함께 두 장의 시리즈 앨범 <Sound Museum>(1996)에 참여한 정통 재즈 피아니스트였다. 젊은 시절에는 흑인 음악에 접목을 꾀했던 M-Base 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독일에서 낸 데뷔 앨범 <The Print Makers>(1984)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오넷 콜맨을 통해 알게 된 재즈 트럼페터 월러스 로니(Wallace Roney)와 결혼하여 부부가 함께 여러 장의 음반을 냈다. 모교인 하워드 대학교에서 시작하여 미시건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쳤으며,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학장을 지내는 등 평생 재즈 교육에 헌신했다. 특히 여성에 대한 재즈 교육에 관심이 많아, 여성으로만 구성된 재즈 교육 프로그램을 창설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7년 60세 생일을 맞은 지 2주 후에 암으로 생을 마감하였다.
테리 린 캐링턴(Terri Lyne Carrington)
여성으로는 최초로 그래미 재주 연주앨범 부문에서 수상한 실력파 드러머로, 이제까지 그래미에서 3회 수상하였다. 할아버지가 패츠 왈러와 연주한 적이 있으며 아버지는 보스턴 재즈 소사이어티(Boston Jazz Societ)의 회장인 음악 가문 출신으로, 11세에 이미 버클리 음대의 전액 장학생이 되었다. 디지 길레스피, 웨인 쇼터, 허비 행콕, 스탄 게츠 등 재즈 레전드와 함께 연주했으며, 앨범 <The Mosaic Project>(2011), <Money Jungle: Provocative in Blue>(2013)이 연이어 그래미상을 수상하여 대표적인 여성 재즈 뮤지션으로 정평이 났다. 2003년에 모교인 버클리에서 명예박사를 받아 2007년부터 모교 교수로 활동 중이며, 다수의 재즈 관련 기관에 직함을 가지고 활동 중이다.
에스페란자 스폴딩(Esperanza Spalding)
일찌감치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아 버클리 음대에서 수학하고 이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여성 재즈 뮤지션이 되었다. 이제까지 8장의 정규 앨범을 출반하여 그래미를 5회 수상하였다. 그는 베이스 연주만이 아니라 노래에서도 재능을 보였으며, 세 번째 앨범 <Chamber Music Society>(2010)이 빌보드 핫200 앨범 차트에서 34위에 오르면서 인기 스타로 부상하였다. 네 번째 앨범 <Radio Music Society>(2012)은 수록곡 ‘City of Roses’와 함께 두 번째 그래미를 함께 수상한 바 있고, 2017년부터 하바드 대학의 초빙을 받아 재즈 교육에도 나섰다. 최근에는 앨범 <12 Little Spells>(2018), <Songwrights Apothecary Lab>(2022)가 연이어 그래미상을 받으면서 정상급의 실력과 최고 인기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